개·고양이 비해 소외된 소형동물 복지 향상 이뤄져야
김지수 활동가 "동물 활용 체험형 전시, 이제 그만"

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걸맞게 양육가구의 수요 또한 다양해지는 근래, 반려동물 종의 범위가 예전과 같이 개·고양이에서 국한되지 않고, 토끼와 같은 소형동물이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개·고양이에 비해 토끼와 같은 다양한 소형동물은 기본 지식과 사육법이 비교적 잘 정리되어 있지 않아, 충분한 고민 없이 입양된 아이들은 결국 버려지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 반려동물의 양육 현황을 조사한 농림축산식품부의 ‘2021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유기·유실 기타동물의 수는 지난 2019년 기준 1482마리에서 2020년 기준 1568마리, 그리고 지난 2021년 1452마리로 매년 많은 수의 갈 곳 잃은 소형동물이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매년 가족에게 버려진 다양한 종의 소형동물들은 개·고양이 이외 ‘기타유기동물’로 묶여버린 채 기록에 남아, 검은 토끼의 해 '계묘년'의 ‘토끼 열풍’과는 대조되게 국내 소형동물 복지는 미흡한 현실이다.

이에 본지는 위와 같이 갈 곳 잃은 작은 동물 중 토끼를 보듬어주는 전국 최초이자 유일한, 토끼보호연대 산하 토끼입양센터 ‘꾸시꾸시’의 김지수 선임활동가와 유선상으로 토끼와 작은 동물의 복지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작은유기동물입양 '꾸시꾸시' 로고 (사진 = 꾸시꾸시 제공)
▲ 작은유기동물입양 '꾸시꾸시' 로고 (사진 = 꾸시꾸시 제공)

꾸시꾸시 김지수 선임활동가 인터뷰

Q. 개와 고양이를 제외한 반려동물 양육 비율에서는 토끼가 상당히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토끼보호연대’와 ‘꾸시꾸시’라는 이름을 아직은 낯설어할 독자 여러분이 많을 것 같다. 토끼보호연대와 꾸시꾸시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A. 토끼보호연대란, 이름에서도 드러나듯 ‘토끼들의 권리’를 위해 활동하는 단체로, 토끼의 동물권 향상을 위해 싸워야 할 일이 있으면 직접 싸우고, 이외 보호소를 운영하며 토끼를 보호하며 입양에 힘쓰고 있다.

토끼보호연대가 했던 주요활동은 사회에 이슈 됐던 ‘배봉산 토끼장’, ‘송도 센트럴파크 토끼섬’, 그리고 ‘서울 초등교사 토끼 집단유기’ 등 위험에 빠진 토끼들을 구조한 후 토끼입양센터인 ‘꾸시꾸시’에서 보호하고 있으며, 앞의 사례와 같은 토끼 체험전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후 항의에 나서 토끼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

또한, 우리 단체는 일반 전시든, 체험전시든 결국 ‘동물 전시’에 반대하는 입장을 가져, 궁극적으로는 토끼 전시 자체를 아예 폐쇄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현재 토끼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토끼 관련 큰 사건들이 많은 토끼장과 체험전시 관련된 사건을 주로 맡고 있으며, 수원시와 용인시 보호소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유기당한 토끼들이 발생했을 때, 안락사 위험에 처한 보호소 내 토끼들을 꾸시꾸시로 많이 데려오곤 한다.

꾸시꾸시는 활동을 통해 구조된 토끼들을 집중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지난 2020년 5월 6일 설립됐으며, 토끼와 같은 소동물들이 그루밍 하는 모습을 표현하는 ‘꾸시꾸시’라는 의태어에서 입양센터의 이름이 비롯됐다.

▲ 다양한 토끼들이 함께하는 꾸시꾸시 내부 전경 (사진 = 꾸시꾸시 제공)
▲ 다양한 토끼들이 함께하는 꾸시꾸시 내부 전경 (사진 = 꾸시꾸시 제공)

Q. 본 질문으로 넘어가면, 일반적인 동물보호소라고 하면 개와 고양이를 생각하고, 또한 유실·유기 비율도 개와 고양이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토끼도 상대적으로 적은 양육 두수의 절대치를 감안한다면 유실·유기 비율이 상당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 꾸시꾸시에 입소하는 토끼들은 주로 어떤 경로로 입소하는지

A. 말씀과 같이 물론 개나 고양이는 워낙 양육 두수가 많은 만큼 토끼와 비교했을 때 퍼센테이지에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꾸시꾸시를 거쳐 간 토끼들의 수는 지난 2020년 이후 부터 현재까지 약 300마리에 가까우며, 이 또한 정말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기에 우리는 토끼의 유실·유기 수 또한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구조 후 꾸시꾸시에 입소한 토끼는 지난 1월 15일 기준 시 보호소에서 35마리, 배봉산 토끼장에서 14마리 등 총 83마리에 육박해 거의 시 보호소 반, 토끼장 반 입소한다고 보시면 된다. 또한, 시민의 제보가 들어오는 경우, 제보지 근처에 거주하는 봉사자가 직접 나서 구조하는 경우도 몇몇 있다.

Q. 이어서 한 가지 더 질문을 드리자면, 토끼의 최대 수명은 짧지 않지만, 반려인 등에게 양육 방법이 잘 알려지지 않아 집토끼마저 평균 수명이 5년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입양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입양률은 어느 정도인지

A. 현재 꾸시꾸시는 말씀드린 바와 같이 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로 통계치를 모으고 있는 단계인지라 정확한 수치로 말씀드리기가 힘드나, 월별로 봤을 땐 매월 2마리에서 4마리 사이로 입양되는 편이다. 반려인이 토끼에게 제대로 된 돌봄과 사육환경을 제공해주고, 토끼 관련 지식을 갖추고 있다면 토끼는 평균 10년에서 15년 정도까지 산다.

▲ 서울특별시교육청 앞 '서울 초등교사 토끼 집단 유기 사건' 토끼 추모 시위 (사진 = 꾸시꾸시 제공)
▲ 서울특별시교육청 앞 '서울 초등교사 토끼 집단 유기 사건' 토끼 추모 시위 (사진 = 꾸시꾸시 제공)

Q. 아직 더 좋아져야 하지만, 과거에 비한다면 그래도 동물권은 많은 진전이 있었고, 그로 인해 개와 고양이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입양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나, ‘기타동물’로 분류된 토끼에 대해서는 특별한 지원을 발견하지 못했다. 토끼보호단체의 입장으로서 정부에 기대하는 정책이나, 이미 시행 중이나 개선이 필요한 정책이 있다면

A. 현재로서 가장 시급한 건 개와 고양이도 포함이 되겠지만 동물보호관리시스템 정보공개가 축소된다는 것이 큰 문제점이다. 동물보호단체에서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을 통해 어떤 아이가 유기되고, 입양됐는지 등을 파악하며 구조하고, 시 보호소 관리가 잘 안되어 있을 때 시청에 항의하거나 공문을 넣으며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있는데, 정보공개가 축소됐을 시 민간단체의 입장에서는 시 보호소에 대한 관리 감독을 하기 매우 어렵다.

토끼에 한정 지어 말씀드리자면, 유기동물 관련 정책에서 개뿐만 아닌 다른 동물들도 정식적인 동물등록이 됐으면 좋겠다. 소형동물의 경우 유기나 학대를 당해도 주인이 누군지 알 수 없기에 고발로 이어지기에는 매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앞서 말한 듯 현재 꾸시꾸시에 입소하는 친구들이 토끼장 출신인 경우가 절반이다. 토끼장은 동대문구청에서 관리하는 ‘배봉산 토끼장’ 등과 같이 정부 차원에서 전담인력도 없이 관리 중이어서 열약한 상태며, 정부 소속이기에 동물원·수족관법에도 적용되지 않고 위탁관리업 또한 아니다. 이에 현재 토끼장의 토끼들은 동물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기에 토끼장, 닭장 등과 같은 전시시설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필요한 때다.

▲ 평생 함께 할 따뜻한 가족을 기다리는 꾸시꾸시의 귀여운 아이들 (사진 = 꾸시꾸시 제공)
▲ 평생 함께 할 따뜻한 가족을 기다리는 꾸시꾸시의 귀여운 아이들 (사진 = 꾸시꾸시 제공)

Q. 마지막으로, 토끼의 경우 가족으로 맞이할(입양) 때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토끼를 포함한 ‘작은 동물’의 복지에 관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A. 토끼의 경우, 작다고 해서 절대 키우기 쉽지 않으며, 일반 개나 고양이와 같이 사육과 노후 준비에 있어서 많은 돈이 든다. 그렇기에 토끼를 반려동물로 맞이하기 위해선 신중해야 하며, 반려인은 토끼 사육 서적을 읽는 등 토끼 관련된 적극적인 공부를 동행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동물병원’을 찾는 것이다. 토끼의 경우 급사하는 경우가 많아 아픈 경우 빠르고 정확한 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는 토끼 전담 수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으로 긴박한 순간에 치료 처를 찾기 어려운 현실이다. 또한, 번식력이 뛰어난 토끼를 제대로 중성화시킬 동물병원도 부족한 상태로, 토끼를 키우는 반려인 또한 중성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토끼 중성화가 위험하다는 생각을 지닌 반려인이 종종 있는데, 토끼 중성화의 경우 수술 자체의 위험성도 낮으며, 중성화 이후 토끼에게도 부작용 등이 없으므로 토끼 진료 및 수술 경험이 많은 제대로 된 동물병원에서 수술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현재 우리 단체는 현재 계묘년 기획전시를 위해 검은색 새끼 토끼들을 펫숍에서 ‘빌려 쓰고 반납하는’ 코엑스 아쿠아리움 전시에 대해 항의하는 활동을 진행 중이다.

정부나 기업에서 운영하는 여러 토끼장을 모니터링 후 구조 해오다 보면 스트레스로 인해 암에 걸려 3살에도 죽은 아이도 있을 정도로 토끼들의 부상 정도가 굉장히 심하다. 기업이나 정부 측은 계묘년을 맞이해 토끼를 이용한 체험형 전시를 기획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시민분들께서는 토끼장의 토끼들이 보기에는 매우 귀엽고 예쁘겠으나 사실은 동물 학대의 현장임을 인지하고 체험형 전시를 지양하시길 바라는 바다.

저희 토끼들에게도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개와 고양이뿐만 아닌, 토끼와 같은 ‘작은 동물’ 복지에도 많은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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